목양칼럼
|
주일을 맞았습니다. 말씀대잔치 세 번째 주일, 원로목사님 설교이신데 은혜가 넘치기를 기도하고, 또 항존직선거 1차 투표일인데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며 맞았습니다.
한국과 시차가 7시간이라 우리 교회 3부 예배에 맞춰서 새벽 4시에 알람을 맞추었지만 그보다 이른 새벽 3시 20분에 눈이 떠져 2부 예배 끝자락부터 온라인으로 들어갔습니다.
성도들과 동일한 시간에 맞춰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면서 주께서 우리의 예배 가운데 임재하시기를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이 간구했습니다. 말씀대잔치를 통해 채우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그리고 원로목사님을 비롯해 말씀을 전해주신 목사님들과 경청해주신 성도들께도 감사의 안부를 전합니다.
그리고 이곳 벨포르의 호텔에서 세미나실을 빌려서 우리 팀원들이 함께 주일예배를 드렸습니다. 제가 종교개혁과 관련한 설교를 했는데, 저도 감사했고, 일행들이 다른 곳에
찾아가 라틴어나 프랑스어로 예배를 드리지 않아서 참 감사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오늘은 묵었던 프랑스 브르고뉴 지방의 벨포르라는 도시를 떠나서 칼뱅이 목회하던 스트라스부르라는 도시를 탐방하고, 다시 먼길을 달려서 루터가 종교개혁을 하던 중에
황제 카를5세 앞에서 전혀 굴하지 않고 자신의 신앙적 신념을 밝혔던 독일의 보름스라는 도시를 돌아보았습니다.
스트라스부르는 칼뱅이 제네바와 더불어 목회와 신학을 통해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친 개혁교회의 도시입니다. 아마 프랑스 내에서는 가장 큰 개혁교회의 도시일 것입니다.
먼저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신학부를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실천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마친 임교현이라는 후배 목사님이 우리 일행을 맞았습니다.
설명에 의하면 스트라스부르대학교는 제네바대학이나 취리히대학처럼 종교개혁자들인 마틴 부처와 칼뱅 등에 의해서 시작된 아카데미가 오늘의 대학을 이루었습니다.
스트라스부르대학교는 국립이기 때문에 길다란 신학부 건물이 중앙현관을 중심으로 바라보면서 왼쪽은 개신교 신학이, 오른쪽은 가톨릭 신학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슈바이처 박사가 이곳 신학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목사와 선교사가 되어 아프리카 가봉에서 사역을 하다가 노벨평화상을 받게 됩니다. 스트라스부르
대학교 출신으로 노벨상을 받은 이가 16명인데, 신학대학에서는 슈바이처 한분이라고 합니다. 이 학교를 거쳐간 신학자나 졸업생은 그 이름을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저의 은사이기도 하셨고, 새문안교회 담임목사이셨던 이수영 목사님이 첫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 교수님이 학교에서 이전까지 한국에서는 칼빈이라고 영어식으로
불리던 이름을 불란서 이름으로 칼뱅으로 부르게 하셔서 이제는 당연히 그렇게 부릅니다. 그러면 이후에도 대한민국 국적의 박사가 간간히 배출되고 있습니다.
이번 여정에 지나온 취리히대학이나 제네바대학, 로잔대학 등이 하나 같이 종교개혁자들이 설립한 대학으로 세계최고의 대학들이 되었고, 스트라스부르대학교가 노벨상을 16명
수상했다는데, 취리히대학이나 제네바대학은 더 많은 이들이 노벨상을 수상했고, 로잔대학도 다수의 노벨상을 배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500여년 전에 종교개혁자들의 헌신으로
설립된 학교들의 영향력이 지금까지도 지속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 기독교와 교회가 과연 이런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칼뱅의 거리로 가서 칼뱅의 멘토였으며 영적 아버지 같은 영향력을 지녔던 마틴 부처가 목회하던 토마스교회를 보았습니다. 칼뱅이 제네바에서 추방되어 3년을 스트라스부르에
머물렀을 때 돌봐준 이가 부처 목사님이었고, 결혼할 수 있도록 이끈 분도 부처 목사였습니다. 그리고 토마스교회와 가까운 방패교회(부끌리에교회)에서 목회할 때, 그리고 성니꼴라교회,
성마들렌교회에서 설교자로 목회할 때 곁에서 지켜보면 돌봐준 이가 바로 마틴 부처였습니다. 우리 장로교의 태동은 칼뱅으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칼뱅에게 신학과 목회, 우리 장로교의
신학과 직제 등에 대해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분이 마틴 부처 목사입니다. 부처를 이해하지 않고는 칼뱅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토마스교회 안에는 음악의 신동 모짜르트가 연주한 기록이 남아 있고, 오르간 연주자였던 슈바이처 박사가 제작에 참여한 오르간이 역사적 물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이 주일이라 이 교회에서도 예배가 있었고, 예배 후 두어 시간을 기다렸다가 개방하기 때문에 하마터면 이 예배당을 들어가보지 못하고 지날 뻔했습니다. 저는 몇년 전
찾아와서 상세히 돌아보았지만 장신대 학생들은 다 처음이라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관리자와 잘 이야기해서 다른 외부인은 전혀 들어가지 못하고, 우리 팀만 특별히 허락을 받아
예배당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배려해준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토마스교회에서 불과 2-3분 떨어진 거리에 부끌리에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 건물은 칼뱅이 목회하던 때의 예배당은 아닙니다. 300여년 전 지어진 건물이지만 칼뱅의 시대를
기념하는 교회로 건축되었습니다. 4년 전에 왔을 때도 이 예배당을 겉만 보고 갔는데, 오늘은 이곳 교인들이 주일을 맞아 야외예배를 나갔기 때문에 실내를 보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릅니다. 이곳을 떠나 골목길을 쭉 따라서 가면 쁘티 프랑스라는 아주 예쁜 강변 동네를 만납니다. 몇년 전 우리나라 여행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
소개가 되어 더욱 유명해진 곳입니다.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스트라스부르를 떠나 장거리를 달려서 루터의 신앙고백으로 유명한 보름스에 도착하였습니다. 1521년 3월, 보름스 제국의회는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를 소환하여 재판을 시작합니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칼 5세가 보름스에서 제국의회를 소집하였고, 루터가 다시 교회로 돌아온다면 모든 것을 용서한다면서 회유를 합니다. 그러나 루터는 "하나님 아버지, 제가 여기
서 있습니다. 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주께서 지켜주옵소서. 아멘"이라면서 아주 단호하게 거절을 합니다. 보름스 제국의회가 열렸던 대성당과 카를 5세가 심문하던 곳,
그러면서 루터가 단호한 대답을 했던 그 장소를 찾아서 탐방했습니다. 루터가 섰던 자리에는 청동으로 신발이 만들어져 있어 신발에 제 발을 넣고 서보았습니다. 복음을 위해서는
어떤 위험과 아픔 속에서도 단호해지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우리 선진들이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걸었는데, 나는 복음을 위해 무엇을 결단하고, 하나님 앞에 서 있는가,
참 많은 생각을 합니다. 보름스대성당을 지나 종교개혁기념공원을 둘러보았습니다. 큰 기념탑에는 루터의 동상과 칼뱅, 츠빙글리, 멜랑히톤 등 그 이름을 열거한 이들 외에도 많은
종교개혁자들의 조각상들이 위용을 자랑하면서 서 있습니다. 역사 속에서 가장 위대한 일을 해낸 분들입니다. 나도 모르게 머리가 숙여지고,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께 영광, 모든 믿음의 선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첨부 파일 |
---|---|---|---|---|
공지 | Mr. | aYlNlfdX | 2024-11-28 | |
115 | 하나님의 소명을 기억하라 | 박재필목사 | 2024-04-19 | |
114 | 마지막 기회 | 박재필목사 | 2023-12-30 | |
113 | 나이값 | 박재필목사 | 2023-12-12 | |
112 | 성경 속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 박재필목사 | 2023-11-03 | |
111 | 출산이 축복이 되는 나라 | 박재필목사 | 2023-09-24 | |
110 | 사라지고 있는 것들 | 박재필목사 | 2023-09-16 | |
109 | '장마'가 사라진다 | 박재필목사 | 2023-08-01 | |
108 | 종교개혁지순례 아홉째날 | 박재필목사 | 2023-06-29 | |
107 | 종교개혁지순례 여덟째날 | 박재필목사 | 2023-06-28 | |
106 | 종교개혁지순례 일곱째날 | 박재필목사 | 2023-06-27 | |
105 | 종교개혁지순례 여섯째날 | 박재필목사 | 2023-06-26 | |
104 | 종교개혁지순례 다섯째날 | 박재필목사 | 2023-06-25 | |
103 | 종교개혁지순례 넷째날 | 박재필목사 | 2023-06-24 | |
102 | 종교개혁지순례 셋째날 | 박재필목사 | 2023-06-23 | |
101 | 종교개혁지순례 둘째날 | 박재필목사 | 2023-06-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