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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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동양일보 2023년 9월 22일자 오피니언면 <풍향계>에 실린 칼럼입니다.
1.48, 1.22, 0.84, 0.78, 그리고 0.6, 이 숫자에 대해 익숙한 독자도 있을 것이고, 아무리 봐도 무슨 의미를 갖는 숫자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과연 무엇을 나타내는 숫자일까? 그렇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출산율 통계에 대한 숫자다. 출산율 계산법 중의 하나로 15세부터 49세까지의 가임연령기의 여성이
자신의 생애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숫자를 합한 출산율이 있다. 합계출산율(TFR, Total Fertility Rate)이라고 하는데, 그 출산율을 적어본 것이다.
우리나라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 2000년 1.48명, 2010년 1.22명, 2020년 0.84명, 작년 2022년 0.78명, 그리고 이제 3개월여를 남긴 2023년 금년 예상치가
충격적인 0.6명대일 것이라고 한다. 남은 3개월간 안 낳던 아기를 2명, 3명씩 낳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 예상수치는 결국 맞아 떨어지고 말 것이다.
필자는 ‘베이비붐(Baby Boom)’ 세대인 1960년대 초반 출생자다. 아이가 너무 많아서 초등학교 시절에는 한 반에 90명 내지 100명의 학급에서 수업을 했고,
교실이 모자라서 오전반, 오후반으로 등교해서 공부를 하는 진기한 학교생활도 해봤다. 조회 시간에 전교생이 모이면 학교 운동장이 부족해 교문 밖에까지 정렬한 학급도
있을 정도였다. 정부에서 둘 만 낳아 잘 기르자는 캠페인을 매일 펼치고, 잘 키운 딸 하나가 열 아들 안 부럽다는 구호도 익숙하게 따라했던 세대다.
중고생 시절에도 한 학급이 60명 넘는 것은 당연했다. 키 순서대로 매기는 번호에 따라 우리 세대에서 키가 좀 큰 편이 나는 늘 60번대 번호였다.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일찍 사회생활로 빠져나가는 청춘이 그렇게 많았어도 100개도 되지 않았던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엄청난 경쟁률을 감내해야 했던 세대이기도 하다.
사람이 넘쳐 고민하던 시대였다.
무슨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같은 얘기냐고 하겠지만 사실이 그랬다. 격세지감! 지금은 인구소멸을 걱정하는 지방단체들은 전전긍긍하고 있고, 인류의 한 축을 담당한
대한민국과 한민족은 이제 500년 이내에 인류의 역사에서 사라질 위기를 현실로 대하고 있다. 지난 10년 이상 나라를 통치했던 각 정권은 이백 조원 이상의 출산장려
예산을 사용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는 형국이다. 뒤늦은 후회지만 그 엄청난 예산을 1/n로 나누어서 지원했다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전문가들이 더 많은 고민을 했겠지만 말이다.
필자도 목회하는 우리 교회 교인들에게 설교 등을 통해 자녀는 하나님의 축복의 선물이고, 다자녀는 성경이 약속한 다복의 상징임을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신생아가 처음 출석하면 온 교인 앞에서 그 아기를 위한 축복기도를 하고 축하해주며 선물을 준다. 내년에는 더 통이 크게 선물을 하고자 예산을 마련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기독교계 전체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국회에 입법청원하려는 운동이 있다.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를 만들어 한국교회가 출산을 장려하고, 어린 자녀를 돌보기 위한 정책을 국회에 제출해 입법화하려고 교인들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전국 3,495개의 읍면동 단위 중에 무려 554곳의 지역에 어린이집을 비롯한 아동돌봄시설이 전무한 형편이다. 그러나 아동돌봄시설은 없지만 그곳에도 교회는 있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대안적 돌봄시설로서 지역사회를 섬기기 위해서 나섰다. 하지만 이것도 현행 건축법 및 관련법이 개정되어야 하는 사항이어서 한국교회가 출산 장려를
위해 법을 제정해달라고 국회에 입법을 청원하는 서명운동을 하였다. 최근 신문 국제면에서 인구증가가 골머리인 이집트 기사를 읽었다. 매일 5683명, 시간당 237명,
분당 4명, 15초당 1명씩 새로 태어나 1년 220만명의 출산을 기록하고 있다 한다. 분명 심각한 인구증가 위기인데, 우리나라 처지를 생각하면 부러움이 밀려온다.
출산이 복이 되는 나라이면 좋겠다.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첨부 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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